허상봉 목사
한 주간, 바쁘고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 주님의 선하신 뜻을 묻고, 알기 위하여 성경책과 찬송가만을 휴대하고, 수행비서와 움직이는 도서관처럼 활용하였던 스마트폰, 노트북, 수첩은 지참하지 않고 모 기도원에 갔었다.    

도착 후, 집회장에 들어가 보니 시간이 되었는데 빈자리가 많아서 아쉬움이 컸다. 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새벽까지 집회 시간마다 참석하여 찬양 사역자들의 뜨거운 찬양으로 감동을 받았고, 목사님들의 설교로 은혜를 받았다. 

집회가 시작되며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할 때이었다. ‘나는…’ 이라고 고백을 시작하는데, 인도자는 ‘전능하사…’로 시작한다. 성경봉독을 할 때였다. 성경말씀을 함께 읽을 때 인도자는 ‘세례’를 ‘침례’, ‘여호와’를 ‘야훼’로 읽었다. 순간, 우리는 왜, 신앙고백은 물론 성경의 용어를 하나로 통일하지 못하는 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목회자들이, 교회의 지도자들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기를 힘쓰자’ 라는 구호아래 주님 나라 확장을 힘쓰고 있지만, 실상 개신교가 하나가 되지 못하는 작은 이유를 나는 이곳에서 발견했다.

또한, 이전에 예배학 학위를 받기 위하여 많은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유형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예배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방문한 교회에서 예배 순서에 대한 정서적 혼란을 겪으며, 신앙고백과 성경의 단어 하나를 통일하지 못하는 우리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하는 ‘한 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찬송가책의 선택의 문제이다. 새 찬송가, 개편 찬송가, 합동 찬송가, 어느 책을 사용하여야 하는가? 방문하였던 교회들이 찬송가책을 다르게 사용한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찬송가(복음성가)책을 사용하는 곳도 있고, 이전에 오래 된 찬송가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며, 성도들이 이웃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릴 때 헷갈리지 않도록 찬송가를 사용하면 좋겠다. 우리교단은 이미 새 찬송가를 사용하기로 하였음에도….

한권의 성경책에서 동일한 용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야 한다. 한권의 찬송가에서 같은 페이지에 있는 같은 가사로 찬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성경책과 찬송가를 출판하는 곳에서는 저렴한 보급판을 많이 공급하거나, 사용하던 찬송가를 교환하여 저가 또는 보급가로 제공하여 공급하면 좋겠다. 왜, 성경과 찬송가가 비싸야 하는가? 저렴한 보급판은 없을까? 겉표지에 지퍼가 있어야 하는가? 지퍼의 용도는 무엇인가? 지퍼 사용의 용도가 없는 나는 괜스레 생각하여본다. 

교회사를 보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적 논쟁이 항상 있었다. 교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과정이었다. 언어와 용어는 자기 정체성과 존립의 근거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마다 개정한 사도신경을 함께 고백하고, 소수의 대형교회가 독자적으로 출판하여 사용하는 성경을 앞으로는 모든 교회들이 함께 애독하는 성경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해본다.       

이것이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님의 다스림을 받아 ‘한 마음’, ‘한 뜻’, ‘한 몸’을 이룰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가 되기 위하여’ 신앙고백을 같은 말로 고백하였으면 좋겠다. 성경말씀의 용어가 같은 뜻과 의미를 지닌 단어로 사용되고, 찬송가책도 여러 가지에서 한 가지로 선택하여 사용하였으면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을 실천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는 모습이리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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