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느끼며 성결교회 신앙 체험
순교 정신과 신앙 뿌리 찾기 활동

“처음 왔는데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아요. 같은 성결교회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워요.”
지난 6월 7~8일 양일간 성결교회의 순교유적지를 방문한 앤드류 황 목사(LA 성문교회)는 성결교회 순교의 신앙과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결교회 뿌리 찾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미주 2세 목회자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성결교회 유적지 순례길에 올랐다.

우리나라 신사참배 거부운동이 일어난 강경성결교회와 6.25 집단순교지 병촌성결교회(윤영수 목사) 신안군 증도의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관장 김헌곤 목사) 등을 이틀에 걸쳐 탐방했다. 만리현교회와 서울신학대교에서 콘퍼런스만 참석하다가 모처럼 여행길에 오른 2세 목회자들은 이른 아침에 출발해 힘든 여정이었지만 성결교회의 신앙과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신사참배 거부한 강경교회 
첫 일정은 일제 때 신사참배를 거부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강경성결교회. 부슬비가 내렸지만 2세 목회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기념비를 둘러보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사참배 반대가 성결교회에서 일어났고, 이 일로 신사참배가 10년 가까이 늦춰졌다는 설명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로랜스 황 전도사(로고스교회)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신사참배 거부운동에 나섰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한옥으로 된 강경성결교회의 옛 예배당도 이들에게는 독특하게 보였다. 기와집 지붕 아래에 있는 예배당이 신기한지 2세 목회자들은 예배당 이곳저곳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옥 형태로 정면과 측면의 비율이 같은 정방형 형태도 새롭게 다가왔다. 회중석 중앙에 남녀가 구분해 앉을 수 있도록 휘장을 쳤다는 김호규 장로의 설명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특히 6.25 전쟁 시 예배실에 폭탄이 떨어졌지만 터지지 않았다는 이야기에는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나오는 등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2세 목회자들은 이곳 옛 강경교회에서 냉혹한 일제 시대에도 믿음을 지킨 선진들의 신앙을 생각하며 뜨겁게 기도했다.

66인이 순교한 논산 병촌교회에서는 윤영수 목사가 일행을 따뜻하게 맞았다. 곧바로 영상을 통해 병촌교회의 순교이야기를 들은 2세 목회자들은 순교기념관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숭고한 마음을 가지고 순교관에 걸린 순교자의 이름을 일일이 살폈다.

일행은 또 전남 신안군 증도로 이동해 국내 최초의 여성 순교자이며 ‘섬 선교 어머니’로 꼽히는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지도 돌아봤다. 김헌곤 관장은 영상과 강의를 통해 문 전도사의 순교일대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2세 목회자들도 순교관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문 전도사의 순교 자취를 좇았다. 또 문 전도사의 묘와 순교기념비가 있는 현장으로 이동해 처참하게 죽으면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던 순교정신도 마음에 새겼다.

2세 목회자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형 순례길’이라고 극찬했다. 로랜스 황 전도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역사를 배웠다. 선조들이 순교해서 감사했다”며 “더 진심으로 성결하게 살고자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니엘 허 목사도 “교단 발자취가 힘이 되었고, 신앙과 믿음에 큰 도전이 되었다”며 “어렵고 힘든 가운데 인내해야 하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성결교회 주일 예배 참례
성결교회를 탐방하는 한국교회 체험도 했다. 신촌교회(박노훈 목사)와 성락교회(지형은 목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 중앙교회(한기채 목사) 등에서 주일 낮예배부터 오후예배까지 한국식 예배를 체험하고 성도들과 교제도 나눴다. 그날 저녁에는 서부교회(임채영 목사)에서 준비한 바비큐 파티에도 참석했다.

바울교회(신용수 목사)와 전주 한옥마을도 탐방했다. 바울교회에서는 신용수 목사가 바울교회의 성장 배경과 목회에 대해 설명했다. 신 목사는 “바울교회는 성령과 기도로 성장했다”며 “세속화되는 상황에서 기도만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10일부터는 경복궁과 청와대, 국립박물관, 동대문 시장, 남산, 양화진 외국인 묘지, 용산 전쟁기념관 등 서울 곳곳을 투어했다. 14일 출국하기 전까지 DMZ 등도 방문하게 된다. 미주 2세목회위원장 황영송 목사는 “고국의 뿌리와 성결교단의 정체성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맛 체험도
2세 목회자들은 다양한 한국 음식도 체험했다. 강경에서는 한국식 젓갈 정식을 먹었다. 명란젓, 창난젓, 각종 젓갈과 꼬막, 된장 등이 식탁에 올렸다. 모두가 둘러앉아 ‘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다니엘 허 목사는 젓갈을 입에 넣으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신안군 증도에서는 다양한 바닷물고기 회를 접했다. 민어, 농어, 병어 등 회 맛에 빠져 어느새 깨끗이 비웠다. 한국 사람도 먹기 힘든 홍어도 거뜬히 해치웠다. 비록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무엇’인가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제2세 목회자를 안내하고 있는 조성태 장로(곤지암교회)는 “2세 목회자들이 뭐든지 맛있게 잘 먹는다”면서 “드시는 것으로 봐서는 2세인지 전혀 모르고, 그냥 한국에서 태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2세 목회자 한국투어는 백성도 목사(곤지암교회) 등이 기획과 실행, 가이드 역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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