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74주년을 맞아 류정호 총회장이 현재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자는 담화를 발표했다.

류 총회장은 ‘국민일보’ 8월 13일자 미션면 1면 담화문에서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언급하며, “수많은 외적의 침입과 도발에도 국가와 정통성을 잃지 않은 것은 하나님께서 보호해주셨기에 가능했다”면서 “지금, 모든 문제도 경제적 보복이 아닌 온 국민이 하나돼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집중할 때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세상적인 권력과 경제적 힘으로 압박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결국 대한민국은 위기를 이기고 더 강해질 것이라는 확신이다.  

이것은 류 총회장만의 확신이 아니다. 100년 전, 기독교인도 그랬다. 1919년 3월 1일 우리 기독인들은 일제에 항거해 대한의 독립을 외쳤다. 하늘을 향한 두 손은 하나님이 반드시 이 땅을 구하시리라는 확신의 몸짓이자 기도였다. 일본의 핍박에도 결국 자유와 해방의 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맨몸으로 항거했다. 당시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했지만 그 미약한 힘으로 3.1만세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 기독인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조국 광복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었다.

그런데도 오늘날 일부 목사와 기독인들이 이런 한국교회의 전통을 망각한 채 일본을 찬양하고 수탈의 역사를 미화한 보도가 나와 충격적이다. 이 보도에서 이들은 “대한민국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일본과 함께 전쟁의 전범이다” “일본이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줬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대한민국에 대해 하나님께서 과연 어떻게 처리하실 것 같으냐”는 내용의 망언을 했다. 한마디로 일본은 한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주고 근대국가로 발전시켜 준 은혜로운 나라이고, 그걸 모르면 배은망덕한 나라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목사는 문재인 정권이 끝내 반일을 고집한다면 정권 교체를 해서라도 친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개신교인들은 아예 소녀상 옆에서 “아베 총리께 죄송하다”며 사죄 시위까지 했다. 국민 모두가 일본의 적반하장격인 경제보복에 분노하고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런 망언을 내뱉는 이들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당연히 이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기독교를 싸잡아 비난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교회의 신뢰 또한 추락했다.

우리 교단 총회장이 일간지에까지 담화문을 낸 것은 이 시국에 일본을 찬양하고 친일 망언을 내뱉은 목사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한국교회 전체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또 나라의 위기가 닥쳤을 때 기독인들은 모진 탄압에도 오히려 나라사랑에 앞장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제의 경제보복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미중 무역분쟁 등 위기 앞에서 기독인들이 먼저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경제발전을 위해 기도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넘지 못할 산이 아니라 언젠가 넘어야 하고 넘을 수 있는 산이다. 지금이 바로 그 극일(克日)의 절호의 기회다. 류 총회장의 언급대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경제독립을 위한 제2의 3.1운동이 일어나면 대한민국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험과 저력이 있다. 이 위기를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면 충분히 일본을 이길 수 있다. 100년 전 일제의 총칼에도 기독인들이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것처럼, 다시 100년 전 함성을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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