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를 위한 상상력

이탈리아의 작가 지오반니 보카치오가 1350년경에 쓰기 시작하여 3년 만인 1353년에 집필을 마친 「데카메론」의 표제는 ‘열흘’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보카치오는 흑사병 때문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만 10만 명의 사람들이 희생된 것을 묘사한다.

데카메론은 흑사병이 퍼진 피렌체를 탈출한 일곱 명의 젊은 여성들과 세 명의 남성들로 이루어진 한 무리가 2주 동안 시골마을 별장에서 일주일 중 하루는 가사를 위해, 하루는 주일로 지키기 위해 남겨 두고 매일 각각 한 가지씩 이야기한 총 100편의 스토리들을 작품에 담고 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이제 8개월을 넘어서고 있고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팬데믹 현상으로 발전했다. 우리의 삶은 마치 ‘데카메론’에서 흑사병을 피해 피에솔레의 시골 마을의 별장을 들어간 10명의 남녀들의 삶처럼 비대면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필자는 선교, 전도학자로서 한국교회가 어떻게 뉴노멀 시대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교를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선교적 상상력을 가지고 선교를 준비해야 한다. 구약성서학자인 월터 브루그만은 그의 책 「예언자적 상상력」에서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서 ‘대안적 의식’(alternative consciousness)이 필요하며 이 의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선교지, 선교현장들이 멀게 느껴지지만, 초네트워크 시대에 선교사, 현지인들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 세계적인 정보사회학자인 마뉴엘 카스텔은 그의 책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에서 네트워크란 상호 연관된 접점(node)의 집합이라고 언급한다. 한국교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복음을 붙들고 선교적 상상력을 가지고 문화, 네트워크, 공공성, 그리고 공동체성과 연결하여 선교적 접점들(missional nodes)을 찾아야 한다.

둘째,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고 일상의 선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라틴어로 ‘선교’는 ‘보냄’(sending)을 의미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그분의 교회와 성도들을 선교적 실천을 위해 선교지, 공동체, 그리고 일상에 보내셨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사사화를 극복하고 공공성을 구현하며 사회와 소통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일상생활에서 선교적 삶을 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서로 떡을 떼며 삶에서 섬김과 사랑을 실천했다.

그러나 중세시대 이후 교회는 제도화되었다. 제도화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섬김과 사랑이 없는 제도화가 문제이다. 존 웨슬리가 웨슬리안 성결운동을 실천한 이유는 제도화된 교회를 시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잃어버린 영혼을 위한 복음에 대한 열정, 사랑으로부터 시작했다. 초대 성결교회에 선배들도 웨슬리와 같이 일상에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도의 삶, 선교적 삶을 실천했다.

예를 들면, 아현교회의 전신인 죽첨정복음전도관은 서울신학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성서학원에서 공부하는 복음의 열정, 사랑을 가진 수양생들의 전도훈련을 위해 설립되어 지역사회와 일상의 전도를 실천하는 선교적 DNA를 가졌다. 교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실천하는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는 선교사와 선교지에 경청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선교지에 선교사들은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일부 선교사들은 코로나 여파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 평생 사역했던 선교지에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위기의 시기에 다시 선교적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선교 전문가인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선교전략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종의 모습, 인간의 모습으로 성육신하신 것처럼 한국교회는 선교사, 선교지들에 경청함으로 서 복음과 문화의 관계를 깊이 있게 고려하여 포스크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성육신적 선교’를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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