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은 목사
골든타임, 우리 사회의 관행적 의미로는 방송의 황금 시간대를 말한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이 말은 재난이나 위급 상황의 구조와 연관돼 사용된다.

심장이 정지되면 4분이 넘는 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뇌손상이 발생하여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다. 정지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되면 뇌세포 대부분의 기능이 손상된다. 지진과 같은 재난으로 사람이 매몰될 경우 골든타임은 72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을 무겁게 생각할 때다. 한국교회와 관련된 여러 가지 통계 수치를 보면 한국 교회 전체의 교세는 급격하게 줄고 있다. 어느 사회 집단이든지 그 안에서 가장 덩치가 큰 조직이 그 집단을 받쳐준다. 대한민국의 경제 상황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도 그런 구조다. 그러면 한국교회는 교단들 중에서 가장 큰 장로교 통합과 합동의 추이가 관건이다. 통합 측의 최근 공식 발표에 따르면 작년에 이어 교세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전체 교회 중 40% 정도가 미자립교회다.

교세의 증감과 관련하여 교단마다 상황이 다르다. 타 교단과 합치는 경우나, 타 교단 교회들을 받아들이기 쉬운 구조를 가진 교단도 있고 상황이 반대인 교단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한국 교회는 줄고 있다.

대략 270만 성도를 말하는 통합과 합동을 비롯해서 150만 정도인 감리교와 순복음 그리고 50만 대로 떨어지는 성결교회와 침례교 등 모든 교단이 마찬가지다. 한국교회 교세의 감소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종교 자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바탕일 테다. 한국사회의 경우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강해지는 것이 결정적인 타격이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정서는 교회 지도자들의 타락이나 세습 등 교회 내부적인 요인도 있고 조직적으로 교회를 공격하는 외부적인 요인도 있다. 둘 중에서 중요하고 심각한 것은 물론 내부적 요인이다.

객관적인 여러 통계 조사나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상황으로 볼 때 앞으로 한국교회는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걱정되는 것은 감소의 속도가 어쩌면 굉장히 급격하리라는 점이다.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을 무거운 마음으로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

5년에서 8년 사이,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이다. 한국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 무슨 방안이 있어서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요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연합기관의 교권 다툼, 지도자들의 부정, 대형교회 세습 등 부정적인 사안들은 넘쳐난다.

한국교회라는 집단이 기울면 그래도 큰 교단들은 더 잘 버틸 것이다. 문제는 작은 교단들이다. 우리교단은 흔히 말하는 ‘장감성’으로 하면 삼대교단 중 하나다. 그러나 장로교 안에만 해도 우리 교단보다 큰 교단들이 여럿 있다. 교단별로 교세를 따지면 우리 교단은 순위가 한참 밀린다. 신앙 전통에 따른 교파별 구도로 보면 성결교회가 끼어야 비로소 연합적인 성격이 완성된다는 뜻에서는 여전히 ‘장감성’의 역할은 가능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어쩌면 우리 교단이나 침례교 같은 경우는 교세가 줄면서(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군소교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다음의 상황이 되면 부정적인 미래가 닥칠 가능성이 커진다. ‘교단 내부에 갈등이 심해진다. 교단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교단 차원의 동력을 가진 프로젝트가 불가능해진다. 교단 내의 지교회들이 각자 생존의 상황에 서게 된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교세가 줄어든 상황에서 겪는 위기는 구조적으로 비슷한데, 모든 교회들이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분위기에 빠진다…….’

1~2년 어간에 은퇴하신 선배들께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한국교회의 성장 시대의 마지막 은퇴 세대이십니다. 부럽습니다.’ 10년 정도 이후에 은퇴할 목회자들은 한국교회가 심각하게 축소된 상황에서 쓸쓸하게 은퇴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성결교회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한국교회의 골든타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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